[좋은시]김용택- 오늘도

Posted by Bok_bi
2017. 12. 9. 18:09 樂/_詩

오늘도

 

 

 

 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김용택

 

 

 

 

   오늘도 당신 생각했습니다

   문득문득

   목소리도 듣고 싶고

   손도 잡아보고 싶어요

   언제나 그대에게 가는 내 마음은

   빛보다 더 빨라서

   나는 잡지 못합니다

   내 인생의 여정에

   다홍꽃 향기를 열게 해 주신

   당신

   내 마음의 문을 다 여닫을 수 있어도

   당신에게 열린 환한 문을

   나는 닫지 못합니다

   해 저문 들길에서

   돌아오는 이 길

   당신은

   내 눈 가득 어른거리고

   회색 블럭담 앞에

   붉은 접시꽃이 행렬을 섰습니다

 

 

 

 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시집 <그대, 거침없는 사랑>

 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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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좋은 시]즐거운 편지 -황동규

Posted by Bok_bi
2017. 12. 9. 17:59 樂/_詩

  즐거운 편지

 

 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황동규

 

 

 

 

 

 내 그대를 사랑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

 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

 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

 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

 

 

 

 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

 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데 있었다

 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

 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

 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

 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

 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