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좋은시]김용택- 오늘도

Posted by Bok_bi
2017. 12. 9. 18:09 樂/_詩

오늘도

 

 

 

 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김용택

 

 

 

 

   오늘도 당신 생각했습니다

   문득문득

   목소리도 듣고 싶고

   손도 잡아보고 싶어요

   언제나 그대에게 가는 내 마음은

   빛보다 더 빨라서

   나는 잡지 못합니다

   내 인생의 여정에

   다홍꽃 향기를 열게 해 주신

   당신

   내 마음의 문을 다 여닫을 수 있어도

   당신에게 열린 환한 문을

   나는 닫지 못합니다

   해 저문 들길에서

   돌아오는 이 길

   당신은

   내 눈 가득 어른거리고

   회색 블럭담 앞에

   붉은 접시꽃이 행렬을 섰습니다

 

 

 

 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시집 <그대, 거침없는 사랑>

 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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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좋은시] 가을사랑 -도종환

Posted by Bok_bi
2017. 12. 9. 18:04 樂/_詩

 

 

 

 

 

가을사랑

 

 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도종환

 

 

 

 

  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

  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

 

 

 

 

  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

  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

   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습니다

 

 

 

 

  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

  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송이를

   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

 

 

 

 

  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

  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

  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

 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습니다

 

 

 

 

  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

  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